채굴(1) - 무엇을 채굴할까?

Intro

컴퓨터 좀 다룰 줄 알다보니 요즘은 지인들로부터 채굴 관련 문의를 많이 받고있다. 그럴 때마다 잘 모른다고 답을 하지만, 컴퓨터 지식이 있으니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리포트를 쓸 겸 본 포스트를 남긴다. 조사하는 김에 나도 채굴을 시작해보고...

 

채굴이란?

암호화폐 세계에서 채굴은 암호화폐의 거래내역을 기록한 블록을 생성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우리가 옛날부터 사용해 온 법정화폐와 달리 암호화폐는 은행과 같은 중앙화된 기관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다. 대신 암호화폐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수많은 컴퓨터들이 화폐의 거래내역을 블록에 담아 저장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나 블록과 함께 생성된 코인을 취득한다. 은행 대신에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송금을 해주는 데에 본인의 컴퓨터 자원을 사용하게 해주고,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 것을 채굴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무엇을 채굴할까?

암호화폐 시세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거의 항상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채굴을 처음 생각하는 사람들이 채굴 대상으로 두 암호화폐를 고려하는 것 같다.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채굴에 필요한 컴퓨터 자원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고 그 중 85% 이상이 이미 채굴된 상태이기 때문에 채굴 난이도가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채굴하여 전기세도 뽑아내기가 힘들고 아래와 같이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특수 설계된 채굴기를 사용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채굴기는 전기 소모량과 소음이 엄청나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에서 용돈벌이에 사용할 수가 없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ASIC 채굴기

그래서 이더리움.

이더리움은 채굴에 맞춰 특수 설계된 ASIC 채굴기의 네트워크 독점을 막기 위해 대용량의 메모리를 활용하는 알고리즘 (Dagger hashimoto) 을 도입하였다. 그렇다보니 비트코인과 달리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채굴에 수십억 스케일의 돈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더리움을 채굴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더리움에 도입된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설명하려면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으므로 일단은 그래픽카드로 채굴이 가능하다는 사실만 알고 넘어가자.

이더리움 채굴기는 이렇게 생겼다.

위에서 언급한 그래픽카드는 우리가 흔히 게임용 컴퓨터에 박는 그 그래픽카드이다. 한 두 개의 그래픽카드가 장착된 게임용 PC와 달리 이더리움 채굴기에는 채굴량을 늘리기 위해 아래 사진과 같이 여러 개의 그래픽카드가 장착된다. 아래 사진의 채굴기는 6개의 그래픽카드가 장착되어 있어 6-way 채굴기라 부르고 최대 12-way 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6-way 이더리움 채굴기

채굴기를 만들기 위한 부품을 구하는 방법과 철학은 다음 포스트에 기록하도록 하겠다.